覺淵寺(각연사) 오디 - 서석조 覺淵寺 오디 주지 스님, 죄 하나 슬쩍 짓고 들왔습니다 비로전 앞뜰의 저 뽕나무 말인가요? 바람에 흔들리거나 사람에 흔들리거나. 오디는 익었으니 제 갈 데를 간 것이고 보살의 배 안에서 열반을 하겠으니 그 누가 주인인가요 그냥 보고 있었지요. 시와 시조/향기가 있는 詩 2016.07.11
건널목 건널목 어스름 저녁을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기다가 잠시 멈춘다 건널목, 빨간 신호등이다 가쁜 숨 한 박자를 쉬면서 목덜미에 얹히는 찬바람을 단속하고 신호등 불빛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긴 시간이다 그리움도 生의 한 신호등이라면 내 그리움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것이다 너에게 .. 시와 시조/바람의 소리 이후의 詩 2016.02.29
두물머리의 작은 이야기 두물머리의 작은 이야기 세상이 온통 눈밭으로 변한 어느 날 아침 양평 두물머리의 새하얀 눈밭 위 희미한 점점으로 남아있는 비틀거린 발자국의 끝 꽁꽁 언 채로 화강암 돋을새김만큼이나 딱딱해진 작은 목숨 한때는 아름답게 반짝였을 깃털 위에 층층이 쌓인 하얀 침묵 강변 마른 풀 .. 시와 시조/바람의 소리 이후의 詩 201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