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시조/ 詩集 바람의 소리
빈자리
빈자리가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비워둔 자리이지요
어느 날에는 바람이
빈자리를 채우고 가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기다림이
빈자리에 앉기도 합니다
그러나 비어있어야 존재할 수 있음에
색이 바래고 세월에 거칠어져도
그 자리는 당신을 위해
여전히
빈 채로 남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