漁村無心
이른 아침의 안개를 저으며
밤새 고기 잡던 배가 돌아오면
어촌의 비릿한
하루가 시작된다
짠바람에 색이 바랜 잎들을
여태 힘들게 붙들고 있는 대나무는
그 질긴 생명으로
이미
또 하루의 동해바람을 마시고 있다
덜 걷힌 안개의 흐릿한 바다를
도시인은
할 일 없이 멍하니 쳐다보지만
바다는
누구인지 묻지 않는다
바람에 떠밀린 파도가
갯가에 쓰러져도
내가
그 이유를 묻지 않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