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에 닻을 드리우고
피곤으로 쌍꺼풀진 눈을 가늘게 뜬 채
멀리 그림자처럼 서 있는 육지에서
주황색 등불이
짙게 타오르던 것을 보던 사람은
입술이 타고
가슴이 타고
그리움이 탄다
무거워진 머리를 유리창에 맞댄 채
검은 잔디밭처럼 누워있는 바다에서
은색 달빛이
물결에 젖어 가던 것을 보던 사람은
뱃머리에서 튀어 눈에 고인
달빛 한 방울을
그예 손등으로 문지르고 만다
떨어진들
바닷물이 더 불어나지 않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