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시와 시조 > 향기가 있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0) | 2012.03.14 |
---|---|
연장론 - 박영철 (0) | 2012.03.14 |
새 - 천상병 (0) | 2012.03.14 |
박꽃 - 박목월 (0) | 2012.03.14 |
아기와 눈을 맞춰 - 손현숙 (0) | 2012.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