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아침의 햇살
어느 겨울아침의 햇살
아침 햇살이
눈부시도록 맑게 창문에 부딪힌다
공연히 반가움이 앞서
두 눈에
맑은 햇살을 전부 담을 듯이 쳐다보다가
유리알처럼 바닥에서 흩어지는 햇살이 아까워
창가에 다가선다
말라버린 채 몇 잎 남지 않은
가로수 가지 끝의 퇴색된 이파리들은
아침을 즐기는 듯 조용한데
그것조차 사치인양 바삐 오가는 사람들을
나는 이방인처럼 쳐다본다
조금씩 달아오른 얼굴이 괜스레 미안하여
슬며시 자리에 앉았으나
못 다 젖은 햇살이 아깝기만 하다
가만히 손등을 얼굴에 대어 본다
혼자 즐긴 맑은 눈부심이
전율처럼 뺨에서 전해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