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임진왜란
바람이 조금 불긴 해도 햇빛은 밝고 따뜻하다.
'머지않아 왜가 쳐들어 올 것 같습니다' '아니옵니다, 신은 그런 징조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앞의 말은 정사 황윤길의 말이고, 뒤의 말은 부사 김성일의 말이다.
통신사로 왜국에 갔다가 왜의 사정을 선조임금에게 복명한 내용이다.
임금에게 보고가 끝난 후 사석에서 유성룡이 김성일에게 물었다. ' 진짜 쳐들어 오지 않을 것 같은가?'
'아닙니다. 다만 병화가 있다면 백성들이 놀랄까봐 그렇게 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김성일도 왜가 침입해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말은 백성을 생각하는 듯
들먹이지만 반대당파인 서인의 황윤길이 주장했으니까 동인인 자기는 반대를 한 것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것이다. 임금도 조정대신들도 좋은게 좋다고 현실을 애써 외면한 결과가
1년 후 나라가 망하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임진왜란이었다.
지금의 정치 현실이 그 때와 무엇이 다르랴?
상대가 주장하니까 반대하는 일이 수두룩 하다. 온갖 논리와 변명을 갖다 붙이면서 '내가 하면
정의롭고 인간적이고 별 문제가 아니고, 네가 하는 일은 위법이고 부도덕하다' 고 난리를 친다.
국민을 위한다고 떠들지만 '네가 주장하니까 무조건 반대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내 편이 하는 말은 무조건 옳고 반대편에서 하는 말은 무조건 나쁜 것이다. 흔히하는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 이다. 말만 갖고 떠드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입으로만 떠들어 나라가 강해지고 살기 좋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 2012. 03.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