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시조/향기가 있는 詩

비빔밥 - 고운기

동솔밭 촌장 2012. 3. 20. 13:43

비빔밥

 

 

혼자일 때 먹을거리 치고 비빔밥만한게 없다

 

여러 동무들 이다지 다정히도 모였을까

 

함께 섞여 고추장에 적절히 버물려져

 

기꺼이 한 사람의 양식이 되러 간다

 

허기 아닌 외로움을 달래는 비빔밥 한 그릇

 

적막한 시간의 식사여

 

나 또한 어느 큰 대접 속 비빔밥 재료인 줄 안다

 

나를 잡수실 세월이여, 그대도 혼자인가

 

그대도 내가 반가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