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시조/향기가 있는 詩
화분 - 김시천
동솔밭 촌장
2012. 3. 15. 17:22
화분
어쩌다가 화분을 깼다
깨진 화분그릇의 조각을 줍다가
마음도 그릇 같은 것이라면, 혹
내가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이렇게
깨뜨린 적은 없는지
내 마음은 또 얼마나 많은 조각으로
깨어져 흩어졌을 것이며
그 안에 담겼던 꽃나무와 그 잔뿌리들은
다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저려와
그만, 또 털썩 하고 마음을 놓쳤다
쨍그랑 쨍그랑 쨍그랑 쨍그랑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내 몸을 다 덮었다
멀리서 우는 예배당 저녁 종소리가
꼭 그렇게만 들렸다